성폭력(파면→해임)
사 건 : 2015-638 파면 처분 취소 또는 감경 청구
소 청 인 : ○○지방경찰청 순경 A
피소청인 : ○○지방경찰청장

주 문 : 피소청인이 2015. 8. 21. 소청인에게 한 파면 처분은 이를 해임으로 변경한다.

이 유
1. 원 처분 사유 요지
소청인은 ○○청 ○○경찰청 ○○과에 대기하였던 경찰공무원이다.
소청인은 20○○. ○. ○. 22:30경 ○○도 ○○시 ○○동 ○○식당에서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음주 중, 인근 ○○타워 1층 여자화장실로 들어가 옆 칸 여성이 용변을 보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여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있다.
이와 같은 소청인의 행위는 음주‧성범죄 관련 의무위반 예방에 대한 중점적인 지휘부 교양이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이는 「국가공무원법」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여 같은 법 제78조 제1항 각 호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어 ‘파면’에 처한다는 것이다.

2. 소청 이유 요지
가. 사건의 경위
소청인은 근무가 없었던 20○○. ○. ○. 약혼자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결혼 준비와 부모님의 부양 등 금전적인 문제로 다투게 되었고, 대낮부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홀로 집에서 소주 1병을 마시고 있던 중 타지에서 생활하던 친구들로부터 오랜만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게 되어 잠시나마 힘든 상황들을 잊고 친구들과 만나 기분을 풀기 위해 저녁 7시 즈음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던 것으로,
같은 날 19:00경부터 ○○시 ○○동 인근 ○○식당에서 1차로 소주 1병을 마셨고, 20:20경 2차로 자리를 옮겨 또 다시 소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자리이기도 했고, 결혼 문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평소 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소주를 마셔 2차 자리가 끝날 무렵에는 그 이후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으며,
소청인은 집에 가겠다고 했지만 오랜만에 소청인을 만난 친구들이 놓아주지 않아, 인근 ○○에 있는 3차 자리까지 따라가게 되었다가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으로, 소청인은 2차 자리 이후에 대해서는 일부 내용들만 간간이 기억하고 있을 뿐, 3차 자리에 간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나. 징계처분의 위법 ‧ 부당성
피소청인은 소청인이 고의적으로 여자화장실로 들어가 옆 칸 여성이 용변을 보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였다는 이유로 파면 처분을 하였으나, 당시 소청인은 평소 주량을 초과하여 술을 마셔 만취한 상태였고, 사건 당시 자신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청인의 상태에 비추어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며,
수사기관의 확인 결과, 소청인의 휴대전화에는 피해자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나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피사체가 무엇인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사진만 있었을 뿐, 화장실 칸 위에서 피해자가 있는 옆 칸을 찍은 사진이나 이와 유사한 사진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소청인은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그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최근 출시되는 신형 휴대폰의 경우 홈 버튼만 누르고 있어도 카메라 기능이 실행되어 휴대전화 소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찍히는 경우도 종종 있고, 소청인은 ○년간 교제해 온 약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고의로 이러한 사건을 저지를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이 있은 후 소청인은 ○○경찰서에서 추가 조사를 받았는데 제1회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하여 보니 해당 조서에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었으나 소청인은 기억하지도 못하는 질문과 대답이었으며, 소청인은 당시 화장실 칸 안에 있다가 밖에서 문을 계속 두들겨서 나가니 어떤 여성이 소리를 지른 사실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 정도만 단편적으로 기억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소청인은 소청인이 실제 범죄를 자행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관련 증거조차 확인하지도 않았고, 소청인에게 범죄사실에 어떠한 고의가 있었는지, 그 정도는 어떠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보지 않은 채 이 사건이 일어난 지 6일만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가장 강력한 징계 처분인 ‘파면’을 내린 것으로 이는 징계의 재량권을 넘어서는 위법·부당한 것이라 하겠으며, 징계 처분의 여러 고려 요소 및 다른 유사 징계사례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본 사안의 파면 처분은 지나치게 형평성을 잃은 과도한 처분이다.
다. 기타 정상참작 사항
소청인은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속에서도 오로지 경찰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폐결핵에 걸린 상태에서도 공부를 계속 하였고 몇 차례의 좌절을 겪은 후 합격하여 약 1년 5개월 동안 재직하면서 어떠한 징계 처분도 받지 않고 다른 누구보다도 열심히 생활하며 성실하게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20○○. ○. ○.에는 사격 능력을 인정받아 ○○장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하였다.
소청인의 아버지는 건강상의 이유로 몇 해 전에 퇴직하였고, 어머니는 목에 혹이 생겨 큰 수술을 하고 목디스크 판정까지 받아 하시던 청소부 일을 그만두었기 때문에 소청인이 어린 나이임에도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누나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여 집이 압류될 상황이 되어 그 문제를 해결하느라 집에 남아있는 돈도 없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약혼자 또한 아버지를 여의고 위암 수술을 하신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고 있는 처지인지라 현재 이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의 결혼 또한 매우 큰 난관에 봉착해 있으며,
소청인은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안기고 동료들은 물론 조직 전체에 큰 누를 범하게 된 점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 이르게 된 사실에 대하여는 마땅히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지만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원처분을 취소 또는 감경해 달라는 것이다.

3. 판단
소청인은 사건 당일 평소 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술을 마셔 2차가 끝날 무렵 만취 상태였고, 본인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등 명확한 기억이 없으며, 실제 소청인의 휴대전화에는 피해자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 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소청인은 화장실에 들어갈 당시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더라도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등을 통해 여자화장실에 잘못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며, 여성의 신체를 찍으려고 한 것인지 신체를 보고자 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러한 행동을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진술하였고,
당시 화장실 밖에 있었던 목격자 B도 여자화장실 가운데 칸에 있던 소청인의 머리가 천장으로 올라오더니 옆 칸 밑을 쳐다봄과 동시에 양손으로 핸드폰을 잡은 채 ‘찰칵’ 소리를 내면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당시 상황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이 사건 판결문에도, 소청인은 20○○. ○. ○. 22:10경 ○○시 ○○로에 있는 ‘○○’ 1층 여자화장실에서, 그 곳 두 번째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좌식 변기 위에 올라선 후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을 피해자 C(여, 20세)가 있는 옆 칸막이 위쪽으로 집어넣어 하의를 내린 상태로 변기에 앉아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실을 인정하여 ○○지방법원은 소청인에 대하여 벌금 150만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하였다.
이에 소청인은 항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인 ○○지방법원은 20○○. ○. ○.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여 동 판결이 확정되었는 바, 이미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형사 확정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이 사건 징계사유를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할 것이며, 이 사건 기록을 재차 살펴보아도 위 인정 사실을 배척할 만한 특단의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결국 이 사건 징계사유, 즉 소청인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여성이 용변을 보는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비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소청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4. 결정
이와 같은 소청인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7조(복종의 의무) 및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여 같은 법 제78조 제1항의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징계양정에 있어서는, 경찰공무원은 고도의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제반 법령과 각종 지시명령을 준수하여야 하고,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소청인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것으로, 이는 「국가공무원법」제63조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
나아가, 경찰 조직 내에서 성 관련 비위에 대한 금지 강조와 강력한 처벌에 대한 수차례의 교양이 있었음에도 소청인은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아니한 점, 최근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로 인식되고 있어 피해자 보호 및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는 경찰공무원이 그 신분을 망각한 채 범죄 행위를 저지른 점, 이와 같은 소청인의 행위가 ○○에 ‘○○경찰, 여자화장실 몰카 찍다 들통’ 제하의 비난성 기사가 보도되는 등 13개 신문사 및 인터넷 뉴스에 기사화됨에 따라 경찰에 대한 신뢰성, 도덕성 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였고, 더욱이 소청인의 근무지는 ○○를 지키는 ○○으로 더 큰 이미지 실추가 있었다고 할 것이며,
아울러,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별표1]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 기준에서도 미성년자 대상이 아닌 그 밖의 성폭력에 대해서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상당의 책임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비록 소청인이 주장하는 유리한 정상을 감안하더라도, 본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공직 기강의 확립이나 경찰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과 같은 공익적 측면을 고려 할 때, 이 사건 처분이 그 비위의 정도에 비하여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소청인에게 이 사건 비위정도에 상응하는 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소청인의 휴대전화에 피해자의 신체부위가 찍힌 사진이 없으며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소청인의 비위 행위가 경찰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공정성을 훼손하는 등의 직무수행과 직접 관련된 비위는 아닌 점, 동종의 비위 전력이 없으며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본 건 비위 외에는 피소청인의 평가가 좋고 성실하게 근무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 재직기간이 ○년 미만으로 공직 기강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면 본건 원처분은 다소 과중한 측면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